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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0882
한자 民間信仰
영어의미역 Folk Belief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성채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의 민간에서 오래 전부터 믿어져 내려온 신앙.

[개설]

민간 신앙은 교조나 종교의 시작 시기 등이 불명확하고, 고등 종교와 달리 체계적인 교리나 교단 등도 없이 오래도록 민간에 전승되어 온 신앙을 말한다. 원시 시대의 자연 숭배, 정령 숭배로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무속과 동제, 가신 신앙 등이 이에 속한다. 민간 신앙은 민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신앙으로서 개인보다는 가정이나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동체 신앙이다. 또 특정한 사제가 없이 누구나 주체가 되어 의례를 행할 수 있으며, 제액 초복(除厄招福)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유일신이 아니라 다신(多神)이라는 점 등이 특징이다.

[가신 신앙]

민간 신앙의 대표적인 존재가 가신 신앙이다. 가신 신앙은 집안의 곳곳에 신이 있다고 믿어, 이들에게 가내의 평안과 무사를 비는 것이다. 가신으로는 집안의 가장을 대표하는 성주신과 주부를 대표하는 조왕신,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신, 자손의 보호를 맡아보는 조상신, 아이의 탄생과 수명을 관장하는 삼신, 소와 말을 보호하는 외양신 등 다양하다. 시월상달에 고사를 지낼 때 이들에게 술과 떡으로 상을 차려 주부가 비손한다. 또 일상적으로 집안에 일이 있을 때도 해당 신에게 의례를 올린다. 예컨대 집을 떠난 아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든지 아이가 아프다든지 할 때 삼신에게 빈다. 하동은 전통 시대부터 농업이 주업이었기 때문에 시월 고사를 지내며 집집마다 가신을 모셔 왔다.

[마을 신앙]

흔히 당산제라고도 하며,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의례이다. 하동은 예로부터 자연 마을 단위로 당산제를 지내 왔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동제가 남아 있다. 주로 마을의 당산나무나 큰 바위 등에 정월 초하루나 대보름, 초파일 등에 제를 지내는데 산업화와 도시화, 기독교[개신교] 신앙의 확산 등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이전에는 정월 초하루 자시에 지내던 것을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개치마을이나 화개면 대성리 단천마을처럼 초삼일 낮 혹은 정월 대보름에 지내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 또 특별히 제관을 선정해 오랜 기간 금기를 지키게 하는 등 신성성을 강화하던 데서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석문마을처럼 마을 이장이나 새마을 지도자 등이 돌아가면서 지내거나 하루만 금기하는 등 금기도 약화되고 있다. 또 제수도 기제사 형식에서 하동군 악양면 동매리 동매마을처럼 생쌀을 놓고 지내는 등 준비 과정을 간소화하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서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금남면 진정리 진정마을처럼 아예 동제 자체를 지내지 않게 된 마을도 늘어가고 있다.

[민간 비방]

가신이나 마을 수호신은 자신들을 지켜 준다고 믿었지만, 반면에 외부에서 침입하는 악귀에 대응하는 비방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동토풀이와 객구물리기이다. 동토풀이는 동토로 생긴 병을 치료하기 위해 행하던 주술 의례이다. 동토는 흙을 잘못 다루어서 지신(地神)이 노하여 가족에게 병을 앓게 한다는 것이다. 객구물리기는 객귀[객구]를 물리치기 위하여 행하는 의례인데, 객귀는 자기가 살던 집에서 죽지 못하고 집밖이나 객지에서 죽은 사람의 넋이다. 하동에서는 사람이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객지에서 죽었을 때, 그 혼령이 승천하지 못하고 원귀가 되어 자기 가족이나 친척 등을 괴롭힌다고 믿었다.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석문마을에서는 ‘구일차례[망제]’라고 해서, 집을 떠나 객사하여 제삿날을 모르는 조상은 기제사를 지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날 망혼을 위한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동토풀이나 객구물리기가 액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면 ‘바람할매 올리기’는 복을 비는 것이다. 하동읍에서는 바람할매 올리기를 ‘풍신제’라고 하며, 풍신인 영등할미가 음력 2월 1일에 지상에 내려왔다가 20일에 승천한다고 믿는다. 이에 집집마다 초하룻날 아침 일찍 새 바가지에 물을 담아 장독대, 광, 부엌 등에 올려놓고 집안의 태평과 소원을 빌며 소지(燒紙)를 올린다.

[현황]

민간 신앙은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민간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신앙이다. 현재 민간 신앙은 많은 변화와 쇠퇴를 거듭하여 존재 자체가 사멸하지 않을까라는 염려도 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신앙은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변화를 거듭하며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불교나 기독교에 습합하여 영향을 주기도 하고, 공적인 측면이 아니라 사적인 측면에서,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가정의례의 방법들이 면면히 전승되어 왔다. 하동은 농촌 지역으로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민간 신앙이 남아 있다. 이들은 분명 변하고 있으나 변하는 것 자체가 이들의 속성이다. 변하는 것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영속하는 것이며, 질긴 생명력의 반증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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