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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 소리」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0955
영어의미역 Song of Weavers
이칭/별칭 「베틀 노래」,「베틀가」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유형 작품/민요와 무가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집필자 정미란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관련 사항 시기/일시 2007년연표보기
성격 민요|노동요|부요
기능 구분 길쌈 노동요
형식 구분 독창|제창
박자 구조 4박자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베를 짜면서 부르는 노동요.

[개설]

「베틀 소리」는 부녀자들이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면서 부르는 길쌈 노동요이자 부요이다. 이를 하동 지역에서는 「베틀 노래」, 「베틀가」 등이라고도 한다. 부녀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소절을 뽑을 정도로 많이 부르던 「베틀 소리」는 베틀의 기구들을 여러 가지로 의인화시키거나 고사에 빗대어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베틀의 기구와 베 짜는 과정 등을 재미나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여성들의 고된 삶을 신세한탄조로 노래하며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0년 하동군에서 발간한 『내고장의 맥』에는 「길쌈 노래」란 이름으로 실려 있다. 2007년 하동문화원에서 발간한 『하동의 민요』에는 향토사연구위원들이 각 읍·면지에서 채집한 「베틀 소리」 등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베틀 노래」는 부녀자들이 거의 혼자 베틀에 앉아 부를 때가 많다. 여럿이 모여 베를 짤 경우에는 다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지만 노래의 형식은 독창이기 때문에 일정한 틀이 없다.

[내용]

1. 「베틀가」1

오늘이라 하심심해 베틀에 수심이나 풀어보자/ 베틀 다리는 사형제요 요내 다리는 형제로다/ 가래쎄장 질러놓고 앉을개는 돋아놓고/ 그 위에라 앉은 부인 안에 별장 가풀이라/ 부타라고 하는 것은 비 온 뒷날인가/ 허리 안개를 둘렀구나/ 물케라 하는 것은 총각님 죽은 넋이런가/ 큰애기 가슴을 안고 돈다/ 북이라 하는 즉은 천태산 깊은 골에/ 새끼를 다리고 드나든다/ 그 위에 우똑 앉은 양이 용상에 좌개하신 듯싶다/ 허리 부테 두른 양이 용무산 실안개가/ 산 쪽으로 두른 듯싶다/ 큰애기 허리를 안고 돈다/ 북 나드는 거동 보소/ 청산에 백운학이 등 넘어 새끼 두고/ 넘나드는 여태로다/ 보디 집 깡깡 치니 삼간 초당이 다 울린다/ 쳇발이라 하는 죽은 백사장 너른 들어/ 갓만 졸졸 밟아가네 잉애대는 삼형제요/ 눌기대는 독신이라/ 삼발로 가진 비개머리 백사장 너른 들어/ 엉거정 절시고 잘도 간다/ 용두머리 도는 소리 청천 하늘에 기러기 떴다/ 기러기 따라 강남가자/ 철기신이라 하는 즉은 당사실로 목을 매어/ 큰애기 발꿈치 다 닳고 새 각시 발꿈치 다 닳는다/ 조그만 도투마리 수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얼싸 쿵쿵 잘도 돈다/ 한 치 두 치 짜는 베로 석 달 열흘에 다 짜갖고/ 압록강에 씻어다가 대동강에 헹궈다가/ 배 꽃 같이 바래갖고 멀 꽃 같이 다듬어서/ 서울 가신 선부님 도포 한 자락 베어놓고/ 옆에 오신 새 선부님 우리 낭군 안 오시오/ 오시기야 오시오만 칠성판에 실려오요/ 아고 배야 지고 배야 이팔청춘 젊은 년이/ 임을 잃고 어이 살꼬/ 부작대기 거꾸러 심어 가지가 돋히면 오실랑가/ 진안 장성 백모래밭이 바구되면 오실랑가/ 이리 생각 저리 생각 밤새도록 흘린 눈물/ 오지락 앞에 쏘가 되네/ 그걸싸 쏘이라고 겨우 한 쌍 오리 한 쌍/ 쌍쌍 오리 떠나오네 천하 몹쓸 이 겨우야/ 네 뜰 데가 그리 없어 눈물강에 네가 떴냐/ 대동강도 있소마는 월소강도 있소마는/ 뜰 데 달라 내가 떴소.

2. 「베틀가」2

월궁에 놀던 선녀 인간에 내쳤으니/ 세상에 할 일 없다/ 좌우를 둘러보니 옥난간 비었구나/ 옥난간 베틀나여 구름 잡아 잉에 걸고/ 가래쎄 조아놓고 앉을개 돋아놓고/ 그 뒤에라 앉은 양은 용상 좌기하신 듯싶다/ 부테 둘러 가는 양은 용무산 실안개가/ 산중 허리 도는 듯싶다 들고 땅땅 놓고/ 땅땅 보디집 치는 소리 삼간 초당이 다 울린다/ 쳇발 질러 가는 양은/ 동에 동쪽 서에 서쪽 무지개가 건너온 듯/ 자질개 물 주는 양은 세우비가 뿌리는 듯/ 자질개를 띄운 양은/ 게기 낚는 저 노인이 낚싯대를 띄운 듯싶다/ 북 나드는 거동은 강남의 연자제비/ 처마 안에 새끼치고 넘나드는 연자로다/ 잉애대 삼형제는 드자놓자 굽니흔다/ 호부래비 눌기대는 일생혼자 노는구나/ 용두마리 우는 소리 청천에 외기러기/ 벗을 잃고 벗부르는 연대로다/ 가련차 철기신은 옥사를 목에 걸고/ 지도방에 항복한다/ 살발난 베금지는 백사장 너른 들어/ 엉거정 엉거정 잘도 간다/ 쿵절쿵 도투마리/ 많은 군사 거느리고 얼사쿵쿵 잘 넘어간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베틀은 삼베, 무명, 명주와 같은 피륙을 짜는 재래식 직기이다. 본틀과 부속품으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베틀가」에 나온 잉애[잉아]는 베틀의 날실을 끌어올리기 위해 맨 실을 말한다. 앉을개는 베틀에 앉는 자리를 말하며, 부테[부티]는 베를 짤 때 허리에 대는 나무를 말한다. 보디집[바디집]은 바디를 끼게 홈이 패어 있는 두 짝의 테이며, 보디는 가늘게 쪼갠 댓개비로 만들어 베실을 낱낱이 꿰어 짜는 구실을 한다.

쳇발은 이미 짠 피륙을 좌우 쪽으로 버티는 베틀에 딸린 기구의 하나이다. 북은 날 틈으로 왔다 갔다 하여 실을 풀어 주는 기구이다. 잉애대는 뒤로 눈썹줄에 매어 아래로 잉아를 걸리게 한 나무이다. 눌기대는 잉애 뒤에 있어 베날을 누르는 막대이다. 용두마리는 베틀 앞 다리 위의 끝머리에 얹는 나무이며, 도투마리는 베틀 짤 때 실을 감는 틀이다.

베틀을 이용하여 직조하는 일은 여성들의 고유한 일이었다. 농사일을 다 끝낸 다음 저녁부터 새벽까지 아낙네들이 모여서 베틀에 앉아 고단한 일의 힘겨움을 덜기 위해 노래를 불렀으며, 노래를 부르면서 박자를 맞춰서 베 짜는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현황]

「베틀 소리」는 예전의 여성들이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보편적인 노래였다. 하지만 근래에는 가정에서 직접 베를 짜는 일이 없기 때문에 「베틀 소리」를 부를 일이 없다. 요즘은 옷을 완제품으로 사서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삼 삼는 소리」, 「물레 노래」 등의 길쌈 노동요들도 「베틀 소리」와 함께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베틀 소리」에서 베를 짜는 동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하늘의 선녀가 죄를 짓고 인간 세계에 내려와 할 일이 없어 베를 짜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과거 보러 서울 간 낭군을 기다리며 길고 긴 밤에 마음을 달래기 위해 베를 짜는 경우이다. 하동의 「베틀 소리」는 베를 짜는 두 가지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베틀가」1은 서울 간 서방님을 기다리는 신세한탄의 노래이다. 「베틀가」2는 월궁에 놀던 선녀가 옥난간에 베틀을 놓고 내려앉은 모습을 베를 짜는 부녀자에 비유한 노래이다. 베를 짜는 자신을 선녀의 모습에 비유한 여성들의 꿈과 상상의 세계가 노랫말에 나타난다.

또한 「베틀가」는 베틀의 구조와 기능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베틀의 부품들을 형태와 기능에 따라 의인화하여 형상화하고 있다. 베틀의 기능과 베를 짜는 작업 과정을 모르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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