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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1683
한자 風水地理
영어음역 Pungsujiri
영어의미역 Pungsu|Feng Shui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집필자 최원석

[정의]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경상남도 하동 지역의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 하동 지역의 땅의 이치를 전통적인 생명의 원리로 사유하고, 자연과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 맺기를 추구하는 이론.

[개설]

한국의 공간적인 전통 문화 중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뿌리가 깊고, 문화 경관의 입지나 조영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미쳤으며, 사회 여러 계층의 공간 담론과 이데올로기를 지배한 것으로 풍수가 있다. 풍수지리는 자연환경의 질서와 이치를 생명의 원리로 사유하고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 맺기를 추구하는 전통적 지혜이다.

풍수를 현대적으로 정의하자면, 온대 계절풍 지대의 자연환경, 농경을 위주로 한 생산 관계 및 농업 생산력, 그리고 정착적인 주거 문화의 생활양식이라는 배경과 조건에 기초하여 정립된 환경 사상 및 환경학이자 자연-인간관계의 공간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풍수는 전근대 시대에 한국의 취락 입지와 문화 경관을 형성하였던 중요한 지리적 요인 중의 하나로서 지명, 설화, 조경, 건축, 문화 경관, 취락 입지, 민속, 신앙,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지역 문화에 투영되어 있다.

하동에서도 수많은 취락, 사찰, 토착신앙소 등의 가시적인 문화 경관과 지명, 설화, 도참 비기와 이상향[청학동과 승지] 관념에는 풍수의 영향이 깊숙하고도 다채롭게 투영되어 있다. 하동에 풍수 사상이 오랫동안 주민들의 환경 인식 및 장소 인식의 공간 논리로서 영향을 미치면서, 고을과 마을 등의 전통 취락에서는 풍수의 영향을 받아 입지 및 배치가 풍수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환경에 대한 풍수적 환경 인식 및 문화 생태적인 태도가 새로 생겨났다. 풍수에 영향을 받아 마을 지명과 설화도 새로 생겨나거나 기존의 지명이 풍수적으로 재해석되기도 하였다.

하동의 풍수를 살피는 일은 하동 지역에 뿌리내리면서 삶을 이루었던 주민들의 지리적 생활과 태도를 이해하는 일이며, 지역 주민들이 해당 지역의 구체적 환경에 어떻게 이상적으로 적응하고 최적의 입지 조건을 구비하고자 노력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하동 마을의 풍수 형국]

하동의 풍수를 통해서 주민들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독특한 의식과 태도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의 풍수 문화 중에서도 땅의 생김새에 빗대어 풍수를 설명하는 형국론은 하동의 취락 입지 및 주민들의 자연환경 인식에 널리 적용되었다. 풍수적으로 좋은 형국명은 대체로 부귀와 풍요와 장수를 상징하는 것들이었으니, 좋은 마을의 터전에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리려는 소망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하동에는 풍수적 형국을 길짐승과 날짐승에 비유한 것들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지형을 생명이 깃든 것으로 보는 유기체적 인식과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아래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하동에 나타나는 풍수적 마을 형국에서 동물[길짐승과 날짐승] 형국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성물 형국도 다수 나타난다. 특히 지리산 권역의 5개 시·군 중에서 하동은 날짐승 형국 비율이 가장 높게 분포한다. 이를 통해서 하동 주민들이 마을의 지형 경관을 매우 역동적인 생명체로 비유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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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풍수 비보]

풍수 비보란 주민들이 자연환경과 상생·조화 관계를 맺으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풍수 전통이다. 자연의 부족한 것을 인위적으로 보완하여 좋은 환경으로 형성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비보 형태는 사탑 비보, 숲 비보, 조산 비보, 장승 비보, 못 비보 등으로 나뉘며, 풍수적 기능은 수구막이, 허결함의 보완, 형국 보완, 화재 방어, 수해 방어, 흉상 막이, 음풍 방지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하동군의 풍수 비보 사례는 하동군 적량면 동리 동촌화개면 대성리 의신, 그리고 범왕리 범왕 등지에서 나타난다. 동촌에는 절골의 승려가 큰 바위로 거북이 한 쌍을 만들어 기름장보 밑에 묻으면 불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삼화골 내 사람들이 거북이 한 쌍을 만들어 묻었더니 불이 나지 않았다는 설화가 전한다.

의신마을의 입지는 배 형국(行舟形)으로 배에는 돛대가 필요하다고 해서 짐대[솟대]를 조성하여 왔으며, 마을 입구에 현존한다. 범왕마을의 입구에는 수구막이용 돌탑이 있는데, 마을의 입구가 경사져서 기[혹은 재물]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100여 년 전에 어느 도사의 권유로 주민들이 돌탑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하동의 풍수 설화]

풍수 설화는 일반 서민들의 풍수적 인식 및 태도를 분석하는데 있어 매우 유용한 소재가 된다. 서민들은 문자로 된 기록 대신에 설화를 통해 영향력 있는 풍수적 인식 및 태도를 전승시키기 때문이다. 풍수 설화는 내용별로 분류하여 아기장수형, 단맥(斷脈)형, 그리고 금기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동에는 아기장수형 설화는 드물고 단맥형과 금기형 설화가 많은 편이다. 하동의 단맥형 설화는 주로 대외적인 외세[일본]와의 갈등 및 신분 계급 간 혹은 빈부 계층 간의 갈등이 주종을 이룬다. 하동의 단맥형 설화는 악양면 정서리 정서, 적량면 우계리, 금남면 송문리 미법, 진교면 고룡리 구곡, 진교면 술상리 당산먼당·연밭골·통뫼 등에서 채록된 바 있다. 이들 지역에는 일본인들이 인물이 나지 못하도록 맥을 끊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금기형 설화는 풍수적 환경의 보전 및 유지를 위한 문화 생태적 상징 이미지 구축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동의 풍수적 금기에 관한 사례는 하동군 횡천면 월평리 유평, 진교면 양포리 양포일구, 관곡리 관곡, 월운리 월운, 고이리 고외 등지에서 나타난다. 풍수적 금기는 자연환경과의 문화 생태적인 고리로 연결되어 환경의 보전을 위한 주민들의 태도를 규정하는 프로세스를 나타낸다.

[하동 풍수의 문화생태]

하동 마을 주민들의 자연환경에 대한 풍수적 인식과 이해는 풍수적 태도를 유발시키는 문화 생태적 연계 과정을 수반하였다. 풍수로 인한 주민 공동체와 자연환경의 문화 생태적 구성 관계는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풍수가 인구를 유입시키거나 취락 입지를 유인하는 동인이 되었다. 하동 지역에는 풍수적인 명당지라는 이유로 마을이 들어선 사례들이 있다. 두 번째는 풍수 명당지에 대한 생산과 건축 활동 및 토지 이용을 규제하는 것으로, 풍수로 인해 생산 활동 및 토지 이용이 제한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양포마을은 범이 잠자는 형국인데 이곳을 개간하거나 묘를 개축하면 잠자던 범이 깨어나 앙갚음을 한다고 하여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진교면 고이리 고외마을은 마을의 지형이 배와 닮았는데 배의 밑바닥에 구멍이 나면 침몰하므로 우물을 깊게 파거나 지하수 개발을 금기시 하였다고 한다.

세 번째는 환경 용량의 풍수적 규준이라는 측면이 있는데, 풍수 설화에서 마을의 호수(戶數), 즉 마을의 규모를 제한하는 설화 형태로 나타난다. 예컨대 하동의 적량면 동산리 하동산마을은 마을 지형의 형태가 반달형인데, 이 마을에서는 “보름의 주기인 15호 정도 살면 부자로 살 수 있고, 15호가 넘으면 가난하게 살 것이다.”라는 풍수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네 번째는 마을 입지에 대한 풍수적인 환경 관리와 경관 보완의 측면으로서, 비보숲이 그 대표적인 형태이다. 예컨대 진교면 월운리 월운마을에서는 마을 앞 반월산 중앙 지점에 있는 바위가 밖으로 노출되면 마을에 우환이 생긴다하여 바위를 흙으로 묻고 대나무와 수목을 심어 가렸다.

다섯 번째는 환경에 대한 주민 공동체의 집단적 의식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지명 및 설화의 상징을 통한 풍수적 집단 공동체 의식의 형성과 환경과의 집단적 관계를 형성하는 측면이 나타난다. 이상과 같은 마을 풍수의 문화 생태적 의미는 마을의 지속 가능한 환경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풍수라는 문화 요소의 전통적 관례이자 방식이라는 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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