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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장수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1016
영어의미역 Tale of a Cattle Seller
이칭/별칭 「남편 원수 갚은 아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지례리
집필자 한양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5년연표보기
채록지 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지례리 지도보기
성격 전설|정절담
주요 등장 인물 소 장수 두 친구|친구 부인
모티프 유형 남편의 원수를 갚은 여인의 정절

[정의]

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지례리에서 소장수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소 장수 이야기」는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함께 소 장사를 나간 남편의 친구가 남편을 살해했다는 말을 들은 부인이 무덤을 찾아 시체를 수습한 뒤 남편의 친구를 칼로 찔러 죽여 복수를 하고 자신은 자결하였다는 정절담이다. 이를 「남편 원수 갚은 아내」라고도 한다.

[채록/수집 상황]

2004년 하동군 각지에서 채록·수집한 설화 자료를 중심으로 하동향토사연구위원회가 집필하여 2005년 하동문화원에서 발행한 『하동의 구전설화』의 408~410쪽에 실려 있다. 「소 장수 이야기」양보면 조사위원장 김영언[하동군 양보면 장암리 706번지]이 현지에서 채록한 것이다.

[내용]

1. 소 장사를 하다 죽은 남편

어느 마을에 서로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 한 친구는 소 장사를 하여 돈도 좀 벌어서 잘 살고 있었으나, 다른 한 친구는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하루는 느닷없이 못사는 친구의 아내가 자기 남편을 보고 하는 말이 “아무개 아부지는 소 장사를 해서 돈을 잘 벌어 잘사는데, 당신은 왜 그런 재주도 없소?”라고 하니, 이 남편이 화가 나서 당장 소 장사를 하는 친구에게 가서 대뜸 하는 말이, “괜찮다면 자네 따라 나도 소 장사 한번 해 볼까?” 하니 그 친구의 답이 “한번 해보세.”라고 했다.

그래서 둘이 소 장사를 했는데, 소 장사를 하면 소를 몰고 이 장 저 장 다니면서 소를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였다. 그렇게 장사를 한 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데 늦게 소 장사를 시작한 친구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을 그 친구가 알게 되었다. 이들이 집으로 오려면 큰 재를 넘어야 하는데 재 꼭대기까지 와서 둘이 잠시 쉬게 되었다. 그때 이 친구가 흑심을 품고 늦게 배운 소 장사를 죽여 돌무더기에 묻어 두고 혼자 집으로 왔다.

죽은 친구의 부인이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이 오지 않으니 남편 친구 집에 가서 왜 남편이 안 오냐고 물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장에서 그만 헤어져서 그 후엔 못 만났소.”라고 했다. 그런데 밤이 지나고,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이 부인은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놈이 우리 남편을 죽이지 아니했는가?” 속으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근래의 눈치를 보니 남편 친구가 자기를 욕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죽인 게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요놈을 내가 얻어 내 남편의 시체 유기 장소를 알아야 되겠다고 생각을 굳혀서 남편 친구를 얻게 되었다.

2. 남편의 원수를 갚은 열녀

이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아부를 다 하고, 그 남자는 그렇게 하도록 조장하고 있었다. 하루는 비가 많이 와서 일도 할 수 없고 집에서 쉬게 되었는데 남자가 여자 무릎에 누워 머리를 매만져 달라고 했다. 여자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물어보았다.

“아이, 누구 즈그 아부지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꼬?” 하고 물으니

“아이, 그 알아 뭐해?”

“아니요, 이제는 당신하고 나하고 이렇게 되었는데 못할 말이 뭐 있겠소?” 하니

“그럼 갈쳐 줄까?”

“아이, 갈쳐 주소. 이젠 뭐 그런 것 갈쳐 줘봐야 아무 일 없을 것이요.” 하니, 이 친구가 이야기를 끄집어내었다.

“아무개 그 아배를 내가 칼을 가지고 모가지를 찔러 죽였다네!”

여자는 끔찍한 감정을 억누르면서 “그나저나 그 자식들이 둘이나 있으니 그 무덤이라도 알아야 될 게 아니오. 나중에 애들한테도 무덤이나 알려 줘야 되지 않겠소? 함께 좀 갑시다.”고 말했더니 “그래, 가자.” 하여서, 그 뒷날 죽은 자의 아들 둘을 데리고 그곳으로 가서 돌무더기를 들어내니 시체가 있어 그 시체를 수습하여 가지고 와서 자기 집 옆에다 묻어 예를 지냈다.

수일이 지난 후 이제 이놈을 죽여야 되겠다고 생각을 굳히고 나서는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다가 날을 잡아 찹쌀로 술을 빚어 술판을 벌여 이놈을 청했다. 이놈이 와서는 찹쌀술을 마시니 얼마나 맛이 있었겠는가! 실컷 마시고 나더니 술에 완전히 침륜되어 드러누웠다. 그때 이 여자는 칼로 그 남자를 찔러 죽이고 자기도 그 자리에서 자결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양보면 지례에 가면 지네강 옆에 이 여인의 비가 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소 장수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남편의 원수를 갚은 여인의 정절’이다. 여인의 정절은 조선 시대 사대부 여인에게만 강조되었던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도 여인의 정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조가 퍼지게 되었다. 조선 후기의 문인 유한준(兪漢雋)[1732~1811]은 「아내의 방에 붙인 글[孺人室記]」이란 글에서 여섯 가지 덕목으로 바람직한 아내의 상을 제시하였다. 서로 화복하여 집안을 살찌우는 비가처(肥家妻),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질박한 무비처(無非妻), 여성을 상징하는 음이 제자리를 차지하여 남편에게 순종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손순처(巽順妻), 남편을 손님처럼 공경하는 여빈처(如賓妻), 남편의 학문을 권려하는 단기처(斷機妻), 중국 한나라 때 남편과 함께 녹거(鹿車)를 끌고 고향으로 돌아간 포선의 아내처럼 담박하게 사는 녹거처(鹿車妻) 등이다.

「소 장수 이야기」에는 한 여인과 두 남편 상이 등장한다. 여인은 남편이 돈을 벌지 못하자 소 장수인 친구를 들어 당신도 소 장사라도 해서 돈을 벌라고 닦달하였으며, 장사를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남편 친구를 의심하고 진실을 밝히도록 계교를 써서 결국 남편의 원수를 갚는다. 남편들의 경우 한 남편은 소 장수로 돈을 잘 벌고 성실하다. 다른 한 남편은 돈이 좀 많아지자 더 많은 욕심이 생겨 친구를 죽이고, 친구의 아내까지 넘보게 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그 욕망을 채우려고 하다가는 신세를 망치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남편의 원수를 갚은 여인은 후세들이 기억하도록 하동군 양보면 지례리 지네강 옆에 비가 있다고 하니 열녀비까지 세워진 것이다. 사대부의 여성들에게 강조된 정절이 평민 여성에게도 적용되어 일반 여성들도 지키고 따라야 할 보편적인 개념이 되었음을 보이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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