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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1052
한자 禁忌語
영어의미역 tabooed word
이칭/별칭 금기어,전조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집필자 정미란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피하거나 금기시되는 말과 행동.

[개설]

금기어는 사람의 어떠한 행위나 언사가 자신 및 타인에게 나쁜 해가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언어나 행동을 표현한 말이다. 이를 금기어, 전조어 등이라고도 한다. 금기(禁忌)[taboo]는 신성시되거나 또는 부정한 사람, 사물, 장소, 행위, 언어 등에 관하여 말하거나 접근하거나 만지거나 하는 행위를 금하고 꺼려하는 것을 말한다. 금기어란 이러한 금기가 언어에 반영되어 사용이 금지되거나 꺼려지는 언어 표현을 말한다. 금기는 상반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신성한, 또는 받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기분 나쁜, 위험한, 금지된, 불결한 것을 뜻한다. 따라서 금기는 성스러운 것과 부정한 것에 대한 관습적인 공포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동 지역의 금기어는 일상생활 속의 금기와 임신이나 출산, 돌, 장례 등의 통과 의례에서의 금기를 나타내는 표현이 많다. 특히 악귀를 뜻하는 ‘손’에 대한 공포감이 금기어에 많이 나타나는데, ‘손 있는 날’ 에는 중요한 행사나 이동을 꺼렸던 것을 알 수 있다.

[표현 형식]

하동 지역의 금기어 형식은 대체로 “~하면 안 된다”, “~하면 ~한다”, “~하면 안 좋다”로 되어 있다. 조건 절과 귀결 절의 짜임으로 되어 있는데, 조건 절에서는 금지하는 행위나 행동 등을 표현하고, 귀결 절에서 그 행위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표현하여 금지의 뜻을 전하고 있다.

[내용]

1. 일상생활

문지방을 밟으면 재수 없다.

바늘을 벽에 꼽으면 소년 죽음을 당한다.

밤에 머리를 빗으면 안 된다.

밤이나 아침 일찍 손발톱을 깎지 않는다.

밥 먹을 때 자리를 옮기면 이사를 자주 간다.

수저를 멀리 잡으면 시집을 멀리 간다.

웃을 때 잇몸이 보이면 복이 없다.

음식 먹을 때 입 안에 있는 음식을 보이면 안 된다.

2. 통과 의례

돌에 떡을 안 해 먹으면 잘 자빠진다.

상가에 간 사람은 결혼식을 보아서는 안 된다.

아기 낳을 때 화장실을 보면 안 된다.

임산부가 게를 먹으면 아기가 꼬집는다.

임산부가 닭을 먹으면 경기를 자주 한다.

임산부가 오리를 먹으면 아기 손발이 붙어 나온다.

임산부가 튀김을 하면 아기한테 부스럼이 난다.

임산부는 깨를 볶으면 안 된다.

임산부는 애기 낳은 집에 가면 안 된다.

임산부는 초상집에 가면 안 된다.

3. 세시 풍속

마구간은 손 있는 날 짓지 않는다.

뱀날, 쥐날은 장을 담으면 안 된다.

비 오는 날 장 담으면 안 된다.

손 있는 날 못 박으면 안 된다.

손 있는 날 벽에 못을 치면 눈에 쌈[다래끼]이 난다.

손 있는 날 이사하면 안 된다.

손 있는 날 장 담으면 안 된다.

이사할 때 빗자루를 가져가면 안 된다.

4. 신체 비하 및 남녀 차별

가마가 둘이면 부모가 둘이다.

가마가 둘이면 시집을 두 번 간다.

남자에게 여자 옷을 입히면 안 된다.

눈초리가 쳐지면 귀인이 못된다.

목고개를 움츠리면 안 좋다.

여자 걸음이 팔자걸음이면 안 좋다.

여자 광대뼈가 튀어나오면 안 좋다.

여자 손끝이 너무 뾰족하면 안 좋다.

여자 손발이 크면 안 좋다.

여자가 난간이마면 안 좋다.

여자가 남자 머리에 손대면 요망스럽다.

여자가 남자 신체를 넘어가면 안 된다.

5. 꿈

꿈에 너무 높은 산을 보면 안 좋다.

꿈에 마른 소나무를 보면 안 좋다.

대밭에 있는 구렁이 꿈은 안 좋다.

6. 병

홍역 앓을 때는 음식을 볶으면 안 된다.

홍역을 앓으면 베도 안 맸다.

홍역이 돌면 장을 안 담는다.

[의의]

하동 지역에서 금기를 나타내는 금기어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임신이나 병 등으로 인한 공포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금기어로서 충고와 견제의 효과를 제공해 준다. 금기어는 과학성이 뒤떨어지나 그 내용이 교훈성과 도전성을 담고 있어 하동 지역의 문화적 영역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며, 동시에 사회적 질서를 형성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참고문헌]
  • 허재영, 『생활 속의 금기어 이야기』(역락, 2000)
  • 김선풍, 『한국 민속학의 이해』(월인, 2002)
  • 인터뷰(대곡리 추동마을 주민 하수조, 여, 79세)
  • 인터뷰(대곡리 추동마을 주민 황옥희, 여, 75세)
  • 인터뷰(대곡리 추동마을 주민 배상이, 여, 83세)
  • 인터뷰(대곡리 추동마을 주민 김화자, 여, 7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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