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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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ong of Needlework |
이칭/별칭 | 「바느질 노래」,「줌치 노래」,「바늘 노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정미란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바느질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
[개설]
「바느질 소리」는 부녀자들이 바느질을 할 때에 부르던 가사 노동요이자 부요(婦謠)이다. 하동 지역에는 「줌치 노래」와 「바늘 노래」 등 두 가지 소리가 전해 오는데 잠도 쫓고 현실의 고된 삶을 잊고 상상의 나래를 무한히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줌치 노래」는 정성 들여 곱게 지은 주머니를 사 가라는 내용으로 주머니를 만들면서 부른 노래이다.
「바늘 노래」에 등장하는 바늘은 옷감을 깁는 용도로 쓰이는 바늘이라기보다는 낚시 바늘에 쓰이는 바늘에 가깝다. 바늘은 여성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건인데 이 「바늘 노래」는 여성보다는 오히려 남성이 사용하는 바늘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노래 내용을 보면 주운 바늘로 고기를 낚아 먹겠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쓰임새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사물을 꿸 때 쓰인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므로 바느질을 하면서 「바늘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채록/수집 상황]
2007년 하동문화원에서 발간한 『하동의 민요』에는 「줌치 노래」와 「바늘 노래」 등이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바느질 소리」는 바느질을 하는 여성이 주로 독창으로 부른다. 「줌치 노래」와 「바늘 노래」는 둘 다 4음보율이 정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전형적인 4박자 노래이다.
[내용]
1. 「줌치 노래」
해는 따서 겉을 하고 달은 따서 안을 하고/ 상별 따서 상침 놓고 중별 따서 중침 놓고/ 무지개로 선 두르고 대구팔삭 끈을 꿰어/ 서울남대문에 걸어놓고 내려오는 구관손님/ 올라오는 신관손님 사또구경 하지 말고/ 줌치구경 하고 가소 그 줌치라 집은 솜씨/ 아니멀리 있더라면 이내소첩 삼을 거를/ 그 줌치라 집은 솜씨 열두 짝 떼장 밑에/ 살림살로 가고 없소.
2. 「바늘 노래」
질로질로 가다가 바늘 하나 주었네/ 주운 바늘 넘 줄까 넘 주느니 내 허제/ 떤짓네 떤짓네 성냥간에 떤짓네/ 후왔네 후왔네 낚시 하나 후왔네/ 떤짓네 떤짓네 대동강에 떤짓네/ 낚았네 낚았네 잉어 한 마리 낚았네/ 도마 위에 걸치고 비늘치고 헤치고/ 꼬치장에 초치고 목구녕에 들치고/ 똥구녕에 내치고 개를 불러 홀치고.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우리 조상들은 정월 첫 번째 돼지날인 상해일(上亥日)에 노란 콩을 볶아 붉은색 종이에 싸서 다섯 가지 색상의 천으로 만든 주머니인 오방낭자에 넣어 차고 다니면서 오방에서 들어오는 잡귀를 물리쳤다고 한다. 주머니를 만복을 가져오는 부적으로 사용해 왔다. 또한 정초에 복주머니를 만들어 그 속에 쌀, 조, 팥, 깨와 같은 곡식을 넣어 아이들에게 달아 주었다. 그렇게 하면 복운이 따라온다고 믿어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주머니를 만들어 주었다.
[현황]
예전에는 여성들이 밤낮으로 가사 노동을 해야만 했다. 지금처럼 가전제품이 발달해 가사 노동을 덜어 주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물건을 가내 수공업으로 직접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옷을 만들고 수선하는 일은 여성의 가사노동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바느질 소리」는 부녀자들이 바느질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였다. 하지만 요즘은 옷을 직접 만들어 입는 일도 드물고, 손이 많이 가는 수선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라 밤을 새어 바느질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동의 「줌치 노래」, 「바늘 노래」와 같은 「바느질 소리」를 부를 기회도 바느질과 함께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이념과 제도에 의해 숱한 속박과 제약을 받아 왔다. 시공간적으로 제한된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요를 통해 표출하고 있는 세계는 현실의 제약을 초월한 해와 달, 별을 포용하는 광활한 세계이다. 하동에서 바느질을 하며 불렀던 노래인 「줌치 노래」, 「바늘 노래」와 같은 「바느질 소리」에도 여성들의 광활한 상상의 세계가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여성의 바느질 솜씨에 대한 자부심 등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