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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401807
한자 -文學-本-河東-祝祭
영어의미역 The Festival of Hadong, the Birthplace of Tea, Cherry Blossoms and Literature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남도 하동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동욱

[개설]

하동군에서는 사시사철 천혜의 자연과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하동의 자연을 보여 주고자 열리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그 소산물인 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축제도 있다. 또한 하동군의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이 중 하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녹차와 소설 『토지』, 벚꽃을 중심으로 하동의 축제를 짚어 보았다.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

1. 야생차의 본고장 하동

민족의 영산 지리산과 영호남의 젖줄 섬진강 등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슬로 시티 하동은 우리나라 야생차의 본고장이다. 하동군의 대표적 브랜드인 지리산 야생차는 그 기원이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3년(828)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하동 쌍계사 입구에 대렴공 추원비가 있는데, 이 비석에 지리산 쌍계사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라고 적혀 있다.

초의(草衣) 의순(意徇)[1786~1866]은 『동다송(東茶頌)』을 지어 우리나라 차를 예찬했는데, 특히 하동 ‘화개 차’에 대해서 많이 언급했다. 초의는 오랜 차 생활을 통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리나라 차의 품질은 차의 색과 향기가 함께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화개 차가 뛰어나다고 했다. 즉, “신령한 뿌리를 신성한 산에 의탁했으니, 신선의 풍모와 옥 같은 기골은 종자가 다르다. 녹아와 자순이 구름을 뚫었으니, 모두가 호화와 봉억과 추수문이라네.”라고 하여 하동 화개 차의 우수성을 노래했다.

하동 화개천 계곡에서 쌍계사에 오르는 길은 야생차의 그윽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를 지나 법왕리 신흥마을에 이르는 동안 지리산 자락에 펼쳐진 20여만 평[약 0.66㎢]에 펼쳐진 야생 차밭을 볼 수 있다. 특히 쌍계사 주변은 대나무 숲의 이슬을 먹고 자라는 토종 차나무들이 밀집해 있어 한국적 토속미를 자랑하고 있다.

2. ‘왕의 녹차’로 유명한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

초의선사의 다법을 계승한 효당(曉堂) 최범술(崔凡述)을 비롯한 아인 박종한, 은초 정명수 등은 1970년대 진주차인회를 결성하였다. 이들은 빈번한 차회를 가졌으며, 하동 쌍계사에서 차의 날 행사를 열어 하동이 우리나라 야생차의 본 고장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차의 시배지 하동 쌍계사에서 차의 날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하동을 비롯한 전국의 차인들이 하동의 차 시배지에서 모여 지리산 야생차의 그윽한 향기를 음미하고 맛을 보았다. 전국의 차인들은 하동 야생차가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길 바랐다. 이러한 전국 차인들의 염원을 토대로 1995년 드디어 하동에서 제1회 야생차 축제가 열렸다. 하동 야생차 축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 시배지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높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 하동 야생차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한편, 야생차의 경쟁력 강화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동의 야생차는 영산 지리산의 품에서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로 가득 찬 화개동천의 이슬을 머금고 자라거나 산안개를 마시며 자란 야생차 잎을 손으로 따고 덖어서 만든 것으로 맛이 으뜸이다. 하동 야생차 재배지인 화개 지역은 지구상에 흔하지 않은 고생대 산지로, 토양이 칼슘·칼륨·마그네슘·셀레늄 등 각종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또한 난석 마사토[바위 사이에 자갈 모래가 많이 섞여 있는 흙]로 배수가 잘되고 차나무의 뿌리가 깊게 내릴 수 있어 찻잎에 더없는 양분을 공급해 준다.

여기에 연평균 기온 13.2도에 강수량은 1,700㎚로, 섬진강남해 바다가 가까이 있어 차 잎이 나는 봄철 지리산 계곡마다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여 과도한 햇볕을 막아 주는 등 찻잎의 성장에 최적인 생육 조건을 만들어 준다. 특히 지리산의 울창한 나무들과 낙엽 등이 빗물을 타고 내려와 천연 퇴비로서 영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하동 야생차는 대나무의 이슬을 먹고 자란 잎을 따서 만들었다 하여 죽로차 또는 작설차라고도 한다.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는 1995년 처음 개최되었는데, 그동안 지역 육성 축제[2차례], 우수 축제[6차례], 최우수 축제[3차례]로도 지정되었다. 특히 2007년 제12회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의 주제를 ‘왕의 녹차! 이젠 당신이 왕입니다’로 정한 것을 계기로 전국적인 브랜드로 도약하게 된다.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에서는 축제의 주제에 적합한 ‘한국 최고 차나무 헌다례’, ‘대렴공 추원비 헌다례’, ‘차 시배지 다례식’ 등은 물론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찻잎 따기 대회’, ‘찻잎 따기 체험’, ‘차 밭 사진 촬영’ 등의 프로그램을 편성함으로써 하동 야생차에 대한 재미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이밖에 쌍계사와 연계하여 산사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전체적인 행사 프로그램이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의 정적인 이미지와 일치하는 등 축제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의 지역 축제는 지방 자치 단체 또는 지역의 문화 단체가 주관하여 지역 주민들만의 범위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또는 국제적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이미지 개선은 물론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고 지역 문화의 발굴 보존, 독특한 지역 문화 상품의 부가 가치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 역시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100억 원 이상의 지역 경제 소득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렇듯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는 우리나라 지역축제 중에서도 특산물과 전통 문화 등을 활용하여 외래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문화 관광 축제로 날로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다.

[소설 『토지』와 토지 문학제]

서희와 길상의 고향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녘엔 넉넉함이 배어 있다. 최참판댁을 등지고 서면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며, 오른쪽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어 절경을 자랑한다. 용이와 월선의 애틋한 사랑과 우리네 민초들이 꾸밈없는 삶을 일구며 살아가는 평사리는 정겨운 돌담과 물레방아, 그리고 옛 장터의 도란도란함이 묻어 있는 마을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SBS 광복 60년 특별 기획 드라마 「토지」의 오픈 세트장에는 백두대간 끝자락의 무딤이들과 섬진강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사랑채를 비롯해 안채, 별당채 등 한옥 13동이 최참판댁의 위세를 간직한 채 고즈넉이 앉아 있다. 또한 실제 이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평사리 주민들과 어우러진 살아 있는 공간으로 섬진강 나루터 세트장, 악양 보문사 일대의 구천이 움막 세트 등이 조성되어 있다.

평사리 최참판댁 앞 안내판에는 연세대학교 최유찬 교수의 글이 새겨져 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는 25년에 걸쳐서 완성된 대하소설로 4만 매의 원고지에 600만 자로 이룩된 우리 문학 최대의 작품이다. 그것은 갑오 농민 전쟁으로 말미암아 수백 년간 유지되어 온 봉건 질서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한말 혼돈에서 시작하여 일제의 식민지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을 관통하고 있으며 공간적으로는 경남 하동의 평사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발원한 사건들이 지리산·진주·통영·서울·간도·만주·일본·중국 등지로 활동 무대를 확대하면서 줄기와 가지를 뻗히고 있는 거목이다.

하동군과 평사리 주민들이 함께 가꾸어 가는 평사리는 전주 없는 마을, 난개발 방지 마을, 정겨운 돌담이 묻어 있는 마을로, 사랑채 누마루에서 저만치 섬진강을 따라 내려다보이는 무딤이들처럼 참으로 평화로운 곳이다. 그리하여 이곳 평사리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옛 향수와 고향을 담아간다.

『토지』의 배경 무대이며 악양의 소상팔경을 배경으로 하는 최참판댁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토지 문학제가 열리고 있는데, 해마다 전국의 유명 문인, 지역 문인, 문학 지망생, 관광객 등 연인원 2,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되고 있다. ‘평사리 문학 대상 시상’, ‘퀴즈 문학 아카데미’, ‘토지 백일장’ 외에도 최참판댁 사랑채에서는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문인들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참가자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마련되고 있다. 영호남 문인들이 모두 모여 문학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걸쭉한 막걸리 한잔 마시며 자작시 한 수 읊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역마」의 무대에서 열리는 화개장터 벚꽃 축제]

화개(花開). 꽃이 피는 고장이다. 영남과 호남의 접경 지역에 있는 화개장터섬진강 일대는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이 하동 벚꽃을 알리고자 열리는 것이 화개장터 벚꽃 축제다. 축제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화개 10리 벚꽃길이 절정을 이루는 4월 초, 섬진강 둔치 일원에서 3일 동안 펼쳐진다. 10리 벚꽃길로 널리 알려진 화개의 꽃길은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를 한다고 전해져 일명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화개장은 8·15 해방 전까지 전국 5대 시장 가운데 하나였을 만큼 활발했던 장터로 지금도 전통 5일장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주변에 쌍계사, 평사리 공원, 삼성궁, 청학동, 칠불사,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 화개계곡, 연동계곡 등의 관광지가 있다.

화개장터김동리(金東里) 소설 「역마」의 배경 무대이기도 하다. 2009년 하동군이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 화개장터, 최참판댁, 쌍계사 일원에서 개최한 제14회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화개장터에서 소설 「역마」를 주제로 역마 예술제를 열기도 했다. 하동군은 이를 위해 화개장터에 소설 「역마」의 내용을 소개하는 돌 조각상을 세우기도 했다.

김동리 소설 「역마」는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기보다는 운명을 천명으로 여기면서 삶에 순응해 가는 민초들의 정서가 뚜렷이 반영된 소설이다. 배경 무대는 화개장터이며, 1948년 『백민(白民)』지에 발표되었다. 민속적인 소재를 통해 삶과 운명이 시적으로 승화된 「역마」는 「무녀도」·「황토기」 등의 작품과 함께 김동리의 운명론적 문학관을 나타내 주는 대표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데, KBS의 ‘TV문학관’이란 프로를 통해 드라마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동리는 광복 후 친구를 따라 잠시 화개에서 문학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팔도 각지의 장사꾼들이 모여들었던 화개장터에는 남사당패들도 많이 다녀갔는데, 당시 보았던 예인집단 남사당패를 모델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역마」에서 김동리화개장터를 떠도는 인생들의 정거장으로 묘사했다.

그 옛날 화개장터와 하동의 풍광은 소설 역마를 통해 생생히 전해진다. 지리산 칠불사 올라가는 길의 정겨운 풍광, 더덕·도라지·두릅 등을 내다 팔던 지리산 화전민들, 실·바늘·면경·가위·허리끈을 가져왔던 전라도 황아장수들, 김·미역·청각·명태·자반·조기 등을 팔던 섬진강 하류 해물 장수들의 모습을 소설에서나마 만날 수 있다.

김동리「역마」를 썼을 당시만 해도 크게 번성했던 화개장터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전의 영화를 기리는 화개장터비가 세워지고 상설 장터가 생긴 뒤로는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하동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관광 코스가 되고 있다. 특히 화개장터비는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꼭 사진으로 남기는 추억의 장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화개장터에는 하동의 명물로 유명한 따뜻한 재첩국과 녹차국수도 있다. 한 번쯤 들러서 하동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싶다.

[축제의 고장, 하동]

하동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 주기 위한 행사로 유명한 것이 ‘산골 매화 축제’다. 매화꽃이 만개할 무렵 열리는 산골 매화 축제는 2004년 하동읍 흑룡리 먹점마을에 있는 산골매실농원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또 하동의 문화를 보여 주는 축제로는 소설 『지리산』의 작가인 하동군 북천면 출신 이병주(李炳注)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이병주 국제 문학제’가 있다. 이병주 국제 문학제는 2002년 4월 나림 문학제로 처음 열렸다가 2008년부터 이병주 국제문학제로 그 폭을 넓혔으며, ‘이병주 국제 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에서는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보름 정도에 걸쳐 청학 단풍제가 열린다. 이 기간 내에 천제날을 받아 소도제천으로도 불리는 개천 대제(開天大祭)를 올린다.

차와 관련된 축제로는 ‘찻사발과 연꽃 만남의 축제’[7월] ‘하동 녹차 참숭어 축제’[11월]도 있다. 찻사발과 연꽃 만남의 축제는 백련과 연계하여 하동 지역의 우수한 전통 문화인 찻사발을 홍보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이다. 차 외에도 하동에는 여러 특산물이 있고 이와 관련된 축제도 많다. ‘하동 고로쇠 축제’[3월], ‘술상 전어 축제’[8월], ‘코스모스 메밀 축제’[9월], ‘악양 대봉감 축제’[10월]는 모두 하동의 특산물을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이처럼 사시사철 축제가 열리는 하동은 지리산 등 천혜의 자연과 순박한 인심이 섬진강처럼 면면히 흐르는 축제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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