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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C020301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민

국경없는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첫 이미지는 이국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안산역 앞 지하고가에서 원곡본동주민센터에 이르는 국경없는 거리를 지나거나, 외환은행에서 원곡공원으로 난 원본1길을 걷다보면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영화 촬영장처럼도 보인다. 주변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고, 양옆 거리에 들어선 가게의 간판이 그렇고, 파는 물건 또한 그렇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고, 거리의 업소 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가 바로 원곡동의 국경없는 마을이다.

그러나 국경없는 마을이 한국 속의 마을임을 나타내는 징표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첫 번째가 한글 간판이다. 거리의 간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낯선 외국어도 많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글자는 한글이다. 파는 물건 또한 외국인들이 구입하는 물건이 눈에 먼저 띄어서 그렇지 한국 물건이 제일 많다.

이국적인 마을에서 한국인만이 출입하는 곳은 없을까? 첫 번째 장소는 경로당이다. 국경없는 마을에는 경로당이 두 군데 있다. 한 곳은 국경없는 거리에 있는 ‘주택경로당’이고, 다른 한 곳은 ‘양곡경로당’이다. 이곳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1980년대 초 원곡동 이주민 단지가 조성되던 당시 이 지역으로 이사한 분들로 낮 시간을 보내고자 이곳을 찾는다.

원곡동에 있는 상가 중에는 식당이 가장 많고, 그중에서도 분식집을 포함한 한국 식당이 가장 많다. 설렁탕이나 해장국집 같은 한국 식당은 내국인 손님도 많지만, 조선족 동포도 많고, 한국에 온 지 오래된 동남아시아인도 많다. 그러나 부부로에 있는 추어탕집이나 원곡길에 있는 게장 정식을 파는 식당은 내국인만이 출입하는 곳이다. 추어탕은 조선족 동포라도 평소에 먹던 음식이 아니고, 게장 정식은 음식 값까지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버드나무길 한복판에 있는 원곡본동주민센터의 주출입자도 내국인이다. 그중에는 순수한 내국인도 있지만, 얼핏 보면 외국인으로 보이나, 혼인이나 한국으로 귀화하여 국적을 취득한 엄연한 내국인도 많다. 이들은 주민등록등·초본을 발부받거나, 각종 복지 혜택을 상담하기 위하여 주민센터를 방문한다. 마을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은 역시 안산시가 운영하는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이고, 다음으로는 인천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이다.

그 밖에도 내국인만 출입하는 곳으로는, 원래부터 내국인 대상 상점이었으나 지금까지 이사를 하지 못해 남아 있는 시설이나 집들이 있다. 가령 신천길[일명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길]에 있는 반월계량사무소 등의 주출입자는 내국인이다. 국경없는 마을은 은행이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물론 그 주된 이용자도 역시 이주 노동자이다. 하지만 원곡길과 버드길이 교차하는 원곡사거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나 신협의 주된 손님은 역시 내국인이 대부분이다.

원곡동은 노동자 거주지로, 주택의 대부분을 노동자 숙소로 신축하거나 개축하였지만, 아직도 몇 군데는 이주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민단지 조성 당시 건축된 주택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우선 1층이고, 마당이 있으며, 마당에는 보통 수령 20년 이상의 나무가 심어져 있느냐 등이다. 이러한 주택은 이제 거의 사라져 국경없는 마을에도 4~5가구 정도만 남아 있을 뿐이다.

국경없는 마을에는 두 군데의 서점이 있는데, 바로 흑룡강성 출신의 조선족동포가 운영하는 신화서점(新華書店)과 원곡공원 입구의 맞은편에 있는 일등서점이다.

일등서점은 헌책방을 겸하는데, 주로 인근에 위치한 원곡고등학교, 관산중학교생을 대상으로 한다. 파는 책 종류가 주로 참고서이다 보니 찾는 사람 역시 내국인 학생이 대부분이다.

일등서점 옆으로 골목이 나 있는데, 그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원불교 포교당이 나온다. 원불교 포교당은 최근에 생겨난 종교 시설이 아니라, 이주민단지 시절에 생겨난 시설로 이곳에 출입하는 사람은 원불교도인데 대부분이 내국인이다. 이렇듯 우리는 국경없는 마을에 내국인들만의 출입하는 장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원곡동이 외국이 아닌 한국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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