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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이 동네 사람, 밤에는 저 동네 사람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5C030301
지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민

원곡동을 평일 낮에 돌다보면 외국인보다는 오히려 내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들 중에는 원곡동 주민도 많으나, 낮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이 있는 원곡동에서 보내고 밤이 되면 사는 곳으로 퇴근하는 사람도 많다.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안에 있는 상가나 금융 기관, 관공서, 식당, 봉사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원래 원곡동에 거주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타지로 이사를 가거나, 현재 근무하는 직장이 원곡동에 있기 때문인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들은 왜 굳이 원곡동에 살지 않고 다른 곳에 살면서 출퇴근을 할까? 우선 가장 큰 이유가 원곡동의 주거 여건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한다는 도시 내 주거 시설인 아파트가 국경없는 마을에는 없고,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대부분이 다가구 주택으로 큰 평수의 주택이 많지 않다. 따라서 재테크의 대상으로서 원곡동 주택은 매력이 없다.

다음으로는 불안한 생활 여건, 특히 치안 문제도 크게 한 몫을 한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강력 사건으로 원곡동을 바라보는 내국인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교육 여건 또한 부족한 부분이 많아,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이사를 가거나, 취학 연령이 되면 이사를 한다. 맹모삼천지교라는 의식이 뿌리 깊은 우리 사회에서 원곡동의 생활환경에 좋은 평가를 할 만한 학부모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원곡동에 없는 시설 중의 하나가 바로 학원이다.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심각한 치안상의 문제가 종종 일어나며, 향후 부동산으로서의 투자가치가 불확실한 곳에 특별한 연고와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생활의 거처를 마련하려는 내국인은 거의 없다.

그런 그들에게 원곡동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일까?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계가 걸려 있기에 동네에 대하여 좋고 나쁜 감정을 떠나서 원곡동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상대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외국인 이주 노동자이기에 언어상, 문화상에 차이와 갈등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내국인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삶과 문화적 다양성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정착한 최근에는 서로 간에 벽과 거리감이 많이 해소되었음을 느낀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고 얼굴이 익다 보니 이제는 환경에 익숙해진 것이다. 원곡동에 직장을 두고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낮 동안의 원곡동을 이끄는 사람들이다. 원곡동에 직장이 있어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도 않고, 동네에서 잠을 자는 것도 아니지만, 원곡동의 소중한 마을 사람들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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